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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망각 속 인류의 희망 영화 오블리비언

by with영화 2024. 10. 25.

두 남자가 다른 곳을 바라보며 서 있습니다.
오블리비언

 

 

기억과 망각 속 인류의 희망, 영화 오블리비언

잭 하퍼의 기억 2077년의 지구, 잭 하퍼는 동료 빅토리아와 함께 5년째 지구에서 임무를 수행 중입니다. 외계인 침공으로 달이 파괴된 후 지구는 자연재해로 폐허가 되었고, 인류는 핵전쟁에서 승리했지만 더는 지구에서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남아 있는 인류는 토성으로 이주했거나 우주 정거장 테트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잭과 빅토리아는 바닷물을 이용해 에너지를 생성하는 기계를 관리하고 있으며, 살아남은 약탈자들과 맞서야 합니다. 잭은 고장 난 드론을 수리하는 임무를 수행하다가 위험에 처하지만 가까스로 빠져나옵니다. 그날 밤, 약탈자들의 공격으로 수력 설비가 파괴되고, 수상한 신호가 감지되자 잭은 그 원인을 조사하러 나섭니다. 그곳은 잭이 꿈에서 본 장소로, 신호를 제거한 후 그는 자신만의 비밀 장소인 오두막으로 향합니다. 이곳에서 잭은 과거의 물건을 모으고 그곳에서 잠이 들게 됩니다. 그는 다시 같은 꿈을 꾸게 되며 비행 물체가 추락하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잭은 추락 현장에서 줄리아라는 여성을 구하게 되는데, 그녀는 60년 전 실종된 오디세이호의 생존자였습니다. 잭과 줄리아는 비행 기록계를 찾던 중 약탈자들에게 납치됩니다. 그러나 그들이 약탈자가 아닌 인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말콤이라는 인물이 테트를 공격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을 듣게 됩니다. 말콤은 잭에게 방사능 구역으로 가면 진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혼란스러운 잭에게 줄리아는 자신이 잭의 아내라고 말하며, 잭은 그녀를 꿈속이 아닌 기억 속에서 떠올리게 됩니다. 본부에서 드론이 빅토리아를 죽이고 잭까지 위협하자 줄리아는 그를 구해내며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합니다.

 

사랑과 희생으로 되찾은 인간성

잭과 줄리아는 탈출 과정에서 드론과의 전투를 벌이다가 비행선이 추락하고, 그 순간 또 다른 잭 하퍼와 마주하게 됩니다. 이 잭은 52호라는 번호를 달고 있으며, 잭과 똑같이 줄리아를 알아봅니다. 잭은 자신의 과거가 기억나지 않는 상태에서 음모가 있음을 직감하고, 말콤을 찾아가 진실을 알게 됩니다. 사실 테트는 잭 하퍼의 복제본을 만들어 인류를 적으로 삼고 있었으며, 잭은 영웅으로서의 본성을 되찾고 테트와 맞서기로 결심합니다. 잭과 줄리아는 테트로 향하는 여정에서 드론을 파괴하고, 비행 기록계를 통해 과거의 진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60년 전 오디세이호에서 발생한 사건은 잭이 아내 줄리아와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우주 캡슐을 분리한 것이었습니다. 현재의 잭은 줄리아를 지구로 돌려보낸 후 말콤과 함께 테트로 돌진해 최후의 희생을 감행합니다. 그 결과 테트는 파괴되고, 인류는 다시금 희망을 되찾게 됩니다. 3년 후, 줄리아는 딸을 출산하며, 오두막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52호 잭이 그녀의 곁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오블리비언이 그려낸 미래의 풍경

조셉 코신스키 감독의 오블리비언은 광고 감독 출신답게 뛰어난 영상미를 자랑합니다. 영화에는 첨단 장비들이 등장하는데, 그중에서도 '버블십'은 잭 하퍼가 사용하는 가장 인상적인 교통수단입니다. 이 정찰용 비행체는 무게 2톤으로 제작에 4개월이 걸렸다고 합니다. 무인 정찰기 드론은 영화에서 가장 파괴적인 무기로 등장하며, 정찰 중 잭을 아군인지 적인지 판단할 때 기계적 스캔이 마치 생물의 눈과 같은 느낌을 줍니다. 잭과 빅토리아가 거주하는 스카이타워는 공중에 떠 있는 전면 유리 구조로, 미래 도시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줍니다. 일반적으로 디스토피아를 그리는 SF 영화들은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를 강조하지만, 오블리비언은 밝고 선명한 영상을 통해 새로운 SF의 미학을 제시합니다. 대부분의 장면이 낮에 펼쳐지며, 고해상도로 촬영된 장면들이 인상적입니다. 다만 영화의 전반부는 긴장감이 약간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전반 한 시간 동안 중요한 사건이 드러나지 않아 조금 지루할 수 있지만, 후반부는 급격히 몰아치는 전개와 반전이 계속 이어져 관객을 몰입하게 만듭니다. 주요 진실들이 말콤의 대사를 통해 설명되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지만, 전체적으로는 탄탄한 서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저항군이나 복제 인간의 설정은 매트릭스와 비슷한 느낌을 주며, 복제와 관련된 음모론적인 이야기가 [토탈 리콜]과 유사합니다. 더불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스타워즈] 등의 SF 명작들을 오마주한 장면들도 등장해 SF 팬들에게는 친숙한 기시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다양한 SF 영화들의 모티브를 적절히 융합해 오블리비언만의 독창적인 스토리로 재탄생시킨 것이 이 영화의 매력 중 하나입니다.